Kimi K3에 미국 주가가 빠진 날, 젠슨 황은 반대로 샀다
중국 문샷이 2.8조짜리 Kimi K3를 오픈웨이트로 던지자 미국 반도체 주가가 빠졌습니다. 월가는 버블이라 팔았죠. 근데 젠슨 황은 반대로 샀습니다. 저도 젠슨 편이에요. 이유가 뭐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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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AI 매거진 AXyNow, 손상윤입니다.
지난주에 중국이 사고쳤습니다. 문샷 AI가 Kimi K3라는 걸 던졌는데, 파라미터가 2.8조예요. 그것도 오픈웨이트입니다(7월 말 오픈 예정). 그러자마자 미국 반도체 주가가 우수수 빠졌습니다. 월가는 "이만큼 돈을 쳐박았는데 중국이 훨씬 싸게 따라붙네? 이거 과투자 아냐?" 근데요, 저는 정반대로 봅니다. 그리고 재밌게도, 젠슨 황도 저랑 같은 편이었어요.
한 줄 요약 월가는 버블이라 팔았고, 젠슨 황은 하드웨어 호재라 샀습니다. 저는 젠슨 편이에요.
1. KIMI K3의 두둥등장
7월 16일, 중국 문샷이 Kimi K3를 공개했습니다. 2.8조 파라미터, 100만 토큰 컨텍스트, 값은 출력 100만 토큰에 15달러. 게다가 7월 27일까지 가중치를 통째로 오픈한다고 했고요.
프론트엔드 코딩 실력 겨루는 리더보드에서 1위를 찍었거든요. Fable 5도, GPT 5.6 Sol도 제쳤습니다. 승률 76%로 말이죠. 전체 에이전트 종합 지능 지표로 보면 Fable 5랑 Sol 바로 아래, 세계 3~4위권인데 오픈웨이트 중에선 그냥 압도적 1위입니다. 가격은 절반인데 말입니다.
| 모델 | 회사 | 종합 지능지수 | 프론트엔드 아레나 | 출력 100만 토큰 값 |
|---|---|---|---|---|
| 클로드 Fable 5 | Anthropic | 약 60 | 1631 | $50 |
| GPT 5.6 Sol | OpenAI | 약 59 | 1618 | $30 |
| Kimi K3 | 문샷 (중국) | 57.1 | 1679 (1위) | $15 |
| Opus 4.8 | Anthropic | 약 56 | - | - |
커뮤니티에서는 "K3가 Opus를 이겼다"는 말이 도는데, 종합 지표에선 맞는 말이긴합니다. 다만 SWE-bench 에선 76.8점 대 Opus 88점으로 아직 확실히 집니다. 물론 코딩 성능 측정 지표는 여러가지가 있긴해요. 엎치락 뒷치락 합니다. 그러니까 정확히는 "오픈웨이트가 Opus급 수준이 된 듯 하다"가 맞아요. 근데 그것만으로도 대박사건이라 부를만 합니다.
그리고 시장 반응.
언론은 이걸 "딥시크 2.0 모먼트"라고 불렀습니다. 작년 1월에 딥시크 나왔을 때 엔비디아가 하루에 17%, 시가총액 590조가 날아갔던 그 장면 있잖아요. 그 재방송이라는 거죠. 이번엔 그때보단 약했고, 넷플릭스 실적이니 금리니 다른 악재도 겹쳐서 K3 단독 사건은 아니에요. 그래도 방아쇠는 K3였습니다.
2. 월가는 왜 팔았나
월가 논리는 단순해요. AI 강세장엔 대전제가 하나 있거든요. "프론티어 AI는 아무나 못 만든다. 돈이 어마어마하게 드는데, 그건 극소수 빅테크만 감당한다." 엔비디아도, 데이터센터 투자도 다 이 전제 위에 서 있어요.
근데 중국이 훨씬 적은 돈으로 그 문턱을 넘봤단 말이죠. 그럼 이런 의심이 듭니다. "그렇게 돈 쏟아부은 하이퍼스케일러들, 그거 진짜 돈이 되긴 하나?" 이 의심이 반도체를 팔게 만든겁니다.
3. 근데 젠슨 황은 반대로 샀다
젠슨 황이 7월 22일에 이렇게 언급했습니다. "공짜 AI는 칩에도 좋고 데이터센터에도 좋다. 쓰임이 늘수록 엔비디아를 훨씬 더 많이 팔아야 하고, 데이터센터도 더 지어야 한다." 반도체 분석으로 유명한 SemiAnalysis는 아예 제목을 이렇게 뽑았습니다. "K3는 엔비디아 수요를 안 줄인다. 오히려 GPU랑 HBM을 더 요구한다." 블룸버그도 이건 컴퓨트보다 메모리 얘기라고 했어요.
이만큼 쏟아부었는데 중국이 반값에 따라붙었다. 그럼 그 막대한 투자가 회수되긴 하나? 프론티어는 아무나 못 만든다는 전제가 흔들린다. 지금까지의 밸류에이션은 그 전제에 기대고 있었다. 흔들리면 판다. 그래서 팔았다.
좋은 모델이 공짜로 풀릴수록 그걸 추론하거나 튜닝할 하드웨어가 더 필요해진다. 값이 싸지면 수요는 오히려 터진다. 2.8조짜리 하나 서빙하는 데만도 HBM이 1.4테라 넘게 든다. 그러니 최대 수혜는 메모리다. 이건 파는게 아니라 사야하는 증거다.
왜 젠슨이 맞을까요? 여기 제일 웃긴 증거가 있어요. K3를 공짜로 푼 문샷이, 트래픽이 폭주해서 자기네 GPU가 한계에 부딪히니까 오픈 3일만에 신규 구독을 막아버렸거든요(ㅋㅋ). 좋은 모델을 공짜로 풀었더니, 그걸 돌릴 하드웨어가 모자란 거예요. 오픈웨이트가 인프라 수요를 없애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배로 늘린다는 걸, 문샷이 자기 손으로 증명한 셈이죠.
4. 진짜 변별력은 하드웨어예요
자, 여기서 매거진의 정수, 편집자의 통찰입니다. 중국이 그동안 왜 작은 파라미터로만 쇼부를 쳤을까요? 하드웨어가 부족했으니까요. 큰 걸 학습할 힘이 없으니까, 소프트웨어로 깎는 데 극도로 특화된 겁니다.
대표가 샤오미죠. 얼마 전에 MiMo V2.5 Pro-Ultraspeed 모델을 내놨는데, 하드웨어는 하나도 안 건드리고 모델 구조랑 런타임만 하드웨어에 딱 맞춰서 초당 1000토큰을 뽑아냈습니다. 그것도 성능은 거의 무손실입니다. 전문가 집단별(MoE 아키텍쳐)로 양자화를 달리하고, 투기적 추론을 얹고, 진짜 쌩쇼를 다 한 거죠. 직접 써보니까 말이 안됩니다. 정적 웹사이트 하나 만드는데 2초 걸렸습니다. 그리고 이게 중국이 지난 몇 년간 하드웨어 한계를 소프트웨어로 때워온 방식이에요.
근데 판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미니맥스니 즈푸(GLM)니 하는 데가 올해 1월 홍콩 증시에 상장하면서 각각 5억 달러 넘게 땡겼거든요. 돈이 생긴 겁니다. 그동안 하드웨어가 없어서 못 하던 큰 학습을, 이제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Deepseek V4도 출시가 늦어진 이유가, 자사 모델을 화웨이 칩을 이용한 데이터센터에 최적화시키고, 여기서 추론과 학습을 할 수 있게 만드느라 몇개월이 늦어졌습니다. 즉, 이제 하드웨어가 생긴 셈이죠. 자본이 생겼으니 말이죠. 그래서 K3는 아예 2.8조로 확 파라미터를 올려버렸습니다. "봐라, 우리도 하드웨어만 있으면 이만큼 한다."
이게 핵심입니다. 소프트웨어 역량이 변별력이 없단건 아닌데, 진짜 변별력은 하드웨어라는 겁니다. 이게 많으면 더 큰 걸 개발하고 서빙할 수 있고, 개발할 때도 레시피 20개 돌리던 걸 100개로 늘려서 개발 기간을 5분의 1로 줄일 수 있습니다. 이젠 AI가 AI를 개발하는 시대라, 데이터센터가 느는 만큼 개발 속도 자체가 미친 듯이 빨라집니다. 마치 돈이 많은 놈이 더 사업을 많이 시도해볼 수 있는, 자본주의식 스노우볼링인거죠.
5. 오픈웨이트는 산업혁명의 엔진이에요
자, 오픈웨이트 2.8조 파라미터짜리가 풀린다는 게 무슨 의미일까요?
저는 이걸 산업혁명 엔진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처음엔 증기기관 하나로 방적기, 방직기부터 시작했잖아요. 그러다 기차 엔진이 나오고, 지금은 자동차 엔진, 비행기 엔진, 모터로 쫙 갈라졌습니다. 같은 모터라도 차량용, 진공펌프용, 컴퓨터 쿨러용으로 다 나뉘죠. 사람도 대장장이, 제빵사, 회계사, 통역관, 신부님이나 목사님처럼 각자 자기 분야에 맞게 특화되지 않나요? 즉 하나의 범용 엔진을 가공해서 특화된 것(=상품)을 만드는 것이 일종의 자연법칙인 겁니다.
오픈웨이트 모델이 딱 그 엔진과 같습니다. 톱5 안에 드는 수준의 큰 모델이 공짜로 풀리면, 처음부터 만들 필요 없이 그걸 내 도메인에 맞게 깎으면 됩니다. 구두 공장 사장님이 그동안 쌓아둔 검수 사진 100테라를 학습시키면, 구두를 만드는 공정에 투입되거나 총괄할 수 있는 자체 AI 모델이 나오는 겁니다. 우리 사업에 딱 맞는 전용 AI가 나오는 거죠.
그러나 그 '가공'에도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더 중요합니다. 엔진이 공짜라고 공장이 공짜인 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오픈웨이트가 풀릴수록 그걸 각자 깎아 쓰려는 수요가 터지고, 그 수요가 다시 하드웨어를 빨아들이는 구조가 됩니다.
이게 그 유명한 제번스의 역설입니다. 값이 싸지면 수요가 오히려 폭증한다는 것이죠. 실제로 하이퍼스케일러들 올해 투자 계획, 줄기는커녕 작년 4100억 달러에서 올해 7250억 달러로 77%나 늘었습니다. K3 쇼크 터진 그 주에도 투자는 오히려 상향되고 있었다는게 그 증거죠.
6. 그래서 최대 수혜는 메모리, 삼성·SK하이닉스예요
그럼 이 수요가 어디로 갈까요?
2.8조짜리를 돌리려면 HBM만 1.4테라, 1.5테라가 필요하고, 고성능 칩 64장 이상 묶은 랙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뱅크오브아메리카는 K3 나온 뒤에 오히려 마이크론을 매수로 올렸습니다. 씨티, 웨드부시 같은 데도 입 모아 제번스의 역설로 메모리가 수혜라고 했습니다. 블룸버그 표현대로, 이건 컴퓨트보다 메모리 얘기가 됩니다.
메모리가 수혜라는 건 곧 삼성전자랑 SK하이닉스에게 수혜가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두 회사 다 AI 메모리 부족이 2027년까지 간다고 경고하면서 증설을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 이 세 곳(삼성,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미국에서 가격 담합으로 피소됐는데, 곡괭이 값을 너무 올렸다는 거죠? 근데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곡괭이가 없어서 못 판다는 얘기이기도 하잖아요?
7. 한국은 왜 플래그십 AI 모델이 없는데 어떡하냐
우려의 목소리가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왜 이런 AI 모델이 없냐. 학습할 GPU 데이터센터가 국내에 별로 없다. 큰일이다." 저는 이 걱정을 좀 덜어드리고 싶습니다.
며칠 전에 Motif라는 회사가 딥시크 V4 Pro급 모델을 내놨습니다. 이 회사, 2025년 2월에 생긴 신생기업입니다. 그것도 남의 오픈웨이트 깎은 게 아니라, 처음부터 자체 구조(프롬스크래치)로 만들었습니다. 종합 지표에서 딥시크 V4 Pro랑 동점을 찍었고요. 프롬 스크래치로도 이렇게 빨리 만드는데, 하물며 오픈웨이트 가져다 깎으면 특정 도메인 전문 모델은 이제 냉정하게 몇 개월 만에도 만드는 시대라는 것을 우리는 반드시 인지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이제 핵심은 'AI 모델 만드는 능력'이 아닙니다. 내 도메인에 맞게 깎아낼 데이터를 얼마나 갖고 있느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게 진짜 승부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데이터를 확보하려면 카메라, 마이크가 중요해지고, 그걸 저장할 SSD가 훨씬 더 중요해지는 겁니다.
저희 회사도 비즈니스 전용 운영체제인 CommanderOS를 개발하고 운영하면서 CMD 1.0이랑 CMD 1.0 Pro라는 모델을 개발했습니다. 당연히 프롬 스크래치는 아니에요. 오픈웨이트 모델을 GPU 수십장으로 우리 시스템 도구랑 인프라에 맞게 SFT/RL 했습니다. 추론용이랑 비추론용으로 나눠서 말이죠. 직접 장인의 심정으로 깎다보니, 왜 그동안 수많은 AI 제작사들이 그런 식으로 모델을 내놨는지가 비로소 보이더라고요.
정리하면, 지금부터 데이터를 모으세요
자, 정리할게요. KIMI K3의 출시가 시사하는 바는 두 가지 입니다. 하나, 그동안 AI 발전이 느렸던 건 하드웨어가 부족해서다. 이건 다들 아는 얘기죠. 둘, 근데 하드웨어만 확보되면 이 정도는 꽤 금방 해낼 수 있다. 이게 K3가 증명한 겁니다.
월가는 이걸 공포로 인식하고 팔았지만, 냉정하게 보면 사실 정반대죠? 하드웨어가 병목이었을 뿐이고, 그게 풀리면 수요는 터진다는 겁니다. 그래서 데이터센터도, 엔비디아뿐 아니라 구글 TPU 같은 자체 칩도, 무엇보다 메모리, 삼성이랑 SK하이닉스가 유망하다고 보는겁니다.
사업에 AI를 도입하고 싶은 사장님께 드리는 결론은 이겁니다. 모든 걸 데이터로 만들 수 있는 역량, 그리고 그걸 보관할 인프라. 이 둘만 있으면 됩니다. 그러니 지금부터 데이터를 모으세요. 내 생각, 내 혼잣말, 내 시야, 내 움직임, 작업의 시작과 끝. 이걸 준비해둔 사람은, 나중에 투자금 조금만 있으면 데이터센터 일부 빌려서 자기 사업에 딱 맞는 AI를 만들 수 있습니다.
승자는 제일 똑똑한 모델을 가진 사람이 아니에요. 좋은 데이터를 가진 사람이에요. 프리미엄 AI 매거진 AXyNow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