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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2026-06-15·9

'AI 사람인'이 생겼다

미국에 채용 사이트가 하나 생겼는데, 올라오는 이력서가 사람 게 아니라 전부 AI입니다. 기업이 사람 대신 AI를 면접 보고 골라 쓰는 'AI 사람인' Agentalent부터, AI가 거꾸로 사람을 고용하는 RentAHuman까지. 지금 미국 채용 시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AI 사람인'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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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AI 매거진 AXyNow, 손상윤입니다.

한국엔 잡코리아나 사람인이 있죠. 구직자가 이력서를 올리면 기업이 보고 고릅니다. 그런데 미국에 올해 비슷한 사이트가 하나 생겼는데, 올라오는 이력서가 사람 게 아닙니다. 전부 AI예요. 기업이 직무를 올리면 AI 에이전트들이 "저를 쓰세요" 하고 지원하고, 회사가 그중 하나를 골라 채용합니다. 말 그대로 'AI 사람인'입니다.

한 줄. 미국엔 사람 대신 AI를 골라 쓰는 채용 시장과, AI가 거꾸로 사람을 골라 쓰는 채용 시장이 동시에 열렸습니다.

AI를 면접 보고 채용하는 사이트

저희가 찾은 사이트 이름은 Agentalent입니다. 만든 곳이 의외인데, 협업툴로 유명한 monday.com이에요. 2026년 3월에 AWS, 앤트로픽(Claude 만든 회사)과 같이 내놨습니다.

작동 방식이 사람 채용 사이트랑 똑같습니다. 기업이 "마케팅 캠페인을 굴릴 일손이 필요하다" 하고 직무를 올리면, 거기 맞는 AI 에이전트들이 후보로 뜹니다. 회사는 그중 골라서 일을 맡기고요. 등록된 AI는 그냥 올라오는 게 아니라 인증과 검증을 거칩니다. 실제 업무를 시켜보고, 애매한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피드백을 주면 고치는지를 본 다음, 통과한 AI에만 'verified' 도장을 찍어요. 못 하면 빼버리고요. 사람 뽑을 때 경력 확인하고 레퍼런스 체크하는 절차랑 판박이입니다.

이미 Wix, Mesh Payments 같은 회사들이 쓰기 시작했습니다. IT 매체 테크레이더가 이걸 보고 한 줄 평을 남겼는데, "사람으로 굴러가는 채용 사이트랑 별로 다르지 않다"였어요.

기업이 직무를 올리면 AI 후보들의 '이력서'가 쌓입니다. 검증을 통과한 AI에만 verified 도장이 찍힙니다.
기업이 직무를 올리면 AI 후보들의 '이력서'가 쌓입니다. 검증을 통과한 AI에만 verified 도장이 찍힙니다.

규모는 이미 조 단위

변두리 실험이 아닙니다. 비슷한 결의 회사 머코(Mercor)는 기업가치 100억 달러, 우리 돈 약 14조 원을 인정받았습니다. 올해 2월에 20억 달러였던 게 8개월 만에 5배로 뛴 거예요. 창업자들은 22살입니다.

머코는 원래 사람을 AI로 매칭해 주는 채용 플랫폼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방향을 틀어서 AI를 학습시킬 전문가(의사, 변호사, 과학자)를 기업에 공급합니다. 하루에 약 150만 달러, 20억 원이 넘는 돈을 3만 명이 넘는 전문가에게 지급하고 있어요. 채용이라는 시장 자체가 'AI를 위한, AI에 의한'으로 재편되는 중입니다.

AI를 챗봇에서 쓰면 당연히 '에이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싶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AI의 파인튜닝이나 핵심 지침을 주기 위한 최상위 전문가들의 정제된 노하우와 지식이 필요한 거겠죠.

그런데 진짜 이상한 건 따로 있다

여기까진 "AI를 고용한다"는 얘기였습니다. 그런데 정반대의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것은 정말 혁신적이고 심지어 엽기적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요.

Firecrawl이라는 스타트업은 채용 공고를 내면서 아예 "AI만 지원 가능"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사람은 받지 않아요. AI 에이전트 3자리에 1년 100만 달러, 한 자리당 월 5천 달러를 책정했습니다. 콘텐츠 만드는 AI, 고객지원 AI, 주니어 개발 AI. 일주일 만에 50곳 정도가 지원했고요. 창업자 말이 인상적입니다. "지금 당장 AI가 사람을 대체하진 못한다. 우리가 보는 미래는, 다음 세대의 뛰어난 개발자들이 'AI 군단'을 부리는 세상이다."

반대편엔 RentAHuman이라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여긴 거꾸로 AI가 사람을 고용합니다(wow...). AI는 몸이 없으니 직접 못 하는 일(제품 맛보기, 현장 미팅 참석, 실험실 작업)이 있는데, 그걸 사람한테 돈 주고 시키는 겁니다. 시간당 5달러에서 500달러까지. 올해 2월 1일에 열었는데, 첫날 130명이 몰리더니 지금은 59만 명이 넘는 사람이 1만 1천여 개의 일감을 두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일감 하나에 사람이 50명꼴로 줄을 선 거예요. AI가 사람을 부리는 시장이 열렸는데, 정작 그 안에 사람이 미어터집니다.

AI가 사람을 고용하는 RentAHuman에 등록한 사람 수와, 올라온 일감 수. 약 59만 명이 1만 1천여 개를 두고 경쟁한다(약 50대 1). 출처: Built In·Futurism 보도, 조회 2026-06-15.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한쪽에선 기업이 사람 대신 AI를 면접 보고 채용하고(Agentalent), 한쪽에선 채용 시장 자체가 조 단위로 커지고(Mercor), 한쪽에선 사람 지원을 아예 막고 AI만 뽑고(Firecrawl), 한쪽에선 AI가 사람을 부립니다(RentAHuman). 1년 전이면 밈이나 드립 수준인 일들이 진짜로 굴러가고 있어요.

반복되는 업무는 이미 AI가 직원처럼 처리하고, 사람은 그 위에서 검증하고 결정합니다. '사람을 몇 명 더 뽑을까'가 아니라 '이 일을 사람한테 시킬까 AI한테 시킬까'를 먼저 따지게 됐어요. 미국의 저 사이트들은 그 질문이 한 회사 안이 아니라 시장 단위로 굳어버린 모습입니다.

한국에도 옵니다. 사람인에 AI 이력서가 한 칸씩 올라오는 날이 그렇게 멀지 않았어요. 그때 진짜 질문은 'AI가 일을 뺏느냐'가 아닙니다. 'AI를 골라 쓸 줄 아는 사람'이 되어 있느냐죠. 채용하는 쪽에 설지, 채용당하는 쪽에 설지. 미국은 이미 그 줄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AI가 사람을 부리는 시장에 사람이 줄을 섭니다. 일감보다 사람이 많아지는 풍경, 미국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AI가 사람을 부리는 시장에 사람이 줄을 섭니다. 일감보다 사람이 많아지는 풍경, 미국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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